현대 도시 주거 패러다임의 변화
현대 도시 주거 패러다임의 변화 _ 호르헤 알베르또 메히야 에르난데스
건축가 까를로 아이모니노는 1971년 발표한 저서 『합리적인 주거』를 통해 1929년과 1930년 열린 두 번의 CIAM에서 논의됐던 도시주거 프로그램을 분석하며 매우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 등장한 주거 모형들은 꽤 오랫동안 새롭거나 혁신적인 제안으로부터 도전받지 않은 채 그 원형을 유지해왔고, 또한 쉽게 수용돼왔다. 적어도 1970년대 초반까지는 말이다.
오늘날 등장한 새로운 접근법들은 건축의 상태를 하나의 강렬하고 영속적인 변화로 인지하려는 듯하다. 이제 우리는 한참이나 주류에 머물러있던 모더니즘의 그늘에서 벗어나 좀 더 편안한 담론 차원에서 건축에 관해 얘기할 수 있다.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개개인의 건축가와 그가 만들어낸 설계 사이의 인과관계를 뛰어넘어 건축물이 지어진 환경, 그 자체를 집단 전체의 목표를 위한 인공물로 얘기할 수도 있다.
제2차, 제3차 CIAM 개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렇다면 그동안 일어났던 변화는 건축, 특히 대부분의 건축이 속하는 주거 건축에는 어떻게 반영되었을까?
이 장에서는 10개의 도시주택을 소개한다. 모든 작품은 가장 단순한 건축적 도구를 이용해 오늘날에 어울리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한다. 때문에 이들은 이 시대의 건축을 생성하는 전형적 원칙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때로는 미래지향적인 유용한 통찰력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건축 패러다임을 재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대한 전환은 아직 제대로 탐구된 바 없지만 많은 가능성을 지닌 보다 전문적인 논의를 해나가는 것, 그리고 1970년대에 등장했던 아이모니노의 주장이 지금도 여전히 타당한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도시를 섬기다
도시를 섬기다 _ 알도 바니니
권력의 상징이었던 거대한 공간이 실용 면에서 점차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면서 지역 자치기관과 시민 사이의 화합을 도모하는 사례가 다시금 생겨나기 시작했다. 따라서 오늘날 탈고전주의 시대사조에서 기념비에 대한 관념은 힘에 대한 완고한 지표와 상징으로 이루어진 전통에서 벗어나 도시 조직과 하나 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각 공동체가 자신의 역사나 기억, 정체성을 훨씬 더 쉽게 인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제 자치기관은 행정적 기능 외에도 도시 공간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입지를 갖게 됐다. 알도 로시의 말처럼 공공건물의 실질적 특징은 공동체의 요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는 서로 다른 기능이 도시 조직과 차츰 통합하면서 더욱 두드러진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자치기관은 옛 공공기관의 근처에 들어선다. 그리고 대부분 이 기관들을 대표하는 것은 건축가가 옛것과 새것 사이의 공간을 연결하면서 남겨놓은 옛 요소들이다. 하지만 때로는 기념비적인 특징을 오늘날의 방법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한편, 새로 지어지는 도시의 청사들은 평범한 겉모습을 택해, 특별한 미사여구를 피하고자 한다. 이런 경우에는 공공의 접근성과 도시와의 연계성이 다른 어떤 혁신적 형태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