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보 이야기
아버지와 아들 _ 알도 바니니
프레드리히 니체의 영겁회귀 사상은 건축 교육의 측면에서 특히 유용하게 적용된다. 건축의 물리적인 한계와 오랜 시간에 걸쳐 확립된 공간의 개념은 건축 원리의 급진적인 변화를 결코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들을 생각해보면, 한 세대와 그다음 세대 건축가들, 그들을 이어준 공통의 연결고리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과거에는 건축의 원리와 지식이 형식이나 보고의 형태로 전달되어 왔다. 그러나 근대라는 시기와 20세기의 진보된 과학은, 더이상 고정적인 형태를 반복해 표현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관념 자체를 약화시켰다.
정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형태에 대한 영감의 이면에는 이전 세대 건축가에게서 전해 받은 듯한 논리적 구조를 발견하게 된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주는 유산처럼 말이다. 7개의 사례를 통해 건축이 과거와의 연속성을 놓지 않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몇몇 방법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도심살이_제약에서 특성으로
제약을 극복하며 _ 실비오 까르따
새로운 건축은 엄격한 법규, 또는 정서적 제약 안에서 과연 어디까지 뻗어 나갈 수 있을까?
새 디자인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는 크게 지역 법규, 문화재 및 보존과 관련된 규정, 그리고 부지의 특정한 물리적 형태를 결정하는 구조물로 나눌 수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 끼어들어 가는 건축은 기존의 물리적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규제로부터 생겨난 공간의 틈을 메우거나, 이를 교묘하게 공간의 질을 높이는 출발점으로 승화시킨다.
건축가는 구조적인 제약을 역으로 이용해 옛것과 새것을 잇는 특별한 장소를 만들어 내는 등 물리적, 정서적 장애물을 마치 경기의 규칙처럼 여기고 상황을 여유롭게 헤쳐나간다.
한 예로, 건물의 겉모습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지역 규정은 건축가로 하여금 내부로 눈을 돌리게 해 경직된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자유롭게 흐르는 내부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건축물을 둘러싼 물리적, 정서적 상황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